삶과 행복이 담긴 미술관
지앤아트스페이스
미술관이라 하기엔 즐길 것이 너무나 많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도예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탈리안 요리와 도자기 숍까지 만나 볼 수 있는곳. 지앤아트스페이스는 예술을 오감으로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글 서지희 객원기자 사진 양재준 기자 어시스턴트 이명수
'도자기器가 흥興하는 곳'이라는 지명에 걸맞게 예로부터 질 좋은 도자기를 생산하기로 유명한 경기도 용인시 기흥器興구. 이곳에 도자예술을 근간으로 하는 미술관 '지앤아트스페이스 ZIEN ART SPACE'가 있다. 도예가인 지종진 관장은 수년간의 고민 끝에 격식과 형식을 차리지 않는 미술관을 세우기로 마음먹었다. 권위적인 분위기와 긴장감에 눌려 전시된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곳이 아닌, 친근함을 느낄 수있는 곳이 진정한 의미의 미술관이라고 생각한다. 지앤아트스페이스는 '전시, 교육, 창작, 생활'이라는 네가지 모토로, 갤러리 외에도 도예체험장, 카페&레스토랑, 어린이 창작스튜디오, 아트 숍 등을 함께 운영한다.
백남준 아트센터를 마주보고 있는 '예술적인'입지조건과 의재미술관, 선유도공원의 건축가 조성룡씨가 설계를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가히 '아트스페이스'라 불릴만한곳. 조성룡씨는 '건축물은 주변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쓰는 사람을 고려한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지론을 보여주듯 지앤아트스페이스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들어가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옹기종기 모인 여러채의 건물들은 보행자 통로로 이어져 있어 마치 자그마한 동네같은 느낌을 주며, 여름이면 초록 잎으로 울창해지는 참나무 숲이 인공적으로는 만들 수 없는 멋진 배경이 된다. 널찍한 마당에 들어서면 색색의 창문이 눈에 띄는 갤러리를 먼저 마주헤가 된다. 현재 이곳에서는 백남준 아트센터의 <Now jump>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적인 친환경 건축가인 파울로 솔레리 Paolo Soleri의 스케치 및 조형물, 한국 건축가 조민석 씨의 생태학적 도시건축 프로젝트 등을 감상 할 수 있다. 마당 왼쪽으로 보이는 테라스가 딸린 목조건물은 카페 겸 레스토랑 '하이드파크 hide park'. 솜씨 좋은 주방장이 수제 파스타와 화덕에서 구워낸 피자를 선보이는데, 특히 꿀을 찍어 먹는 고르곤졸라 피자는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갤러리 뒤편에는 도예체험장과 가마실이 있어 아이들의 체험교육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지앤아트스페이스에는 이 밖에도 아이들이 체험할 거리가 많다. 어린이창작스튜디오에서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마련한다. 현재 첫번째 프로젝트인 '행복한 나무'에 참여했던 아이들의 작품을 이벤트홀에 전시하고 있는데, 이처럼 작품구상에서부터 전시까지 모든 과정을 아이들이 실제 작가처럼 경험해 볼 수 있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모든 공간을 둘러보았다면 마지막으로 지앤숍에 들러보자. 지종진 관장이 각 나라를 다니며 수집한 도자기 컬렉션을 구경할 수 있다. 도예가의 전문적인 안목으로 선택한 미와 실용성을 모두 갖춘 생활 자기와 화분등이 다양하며, 자체제작한 '지앤 스튜디오 라인' 도자기 식기도 판매한다.
지앤아트스페이스는 큼직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만큼 이 미술관은 본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자연스럽고 튀지 않는다. 그저 길을 지나던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들를 수있는 곳, 건축가 조성룡씨와 지종진 관장이 바라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실제로 이곳은 주변 신도시 주민들에게 훌륭한 산책코스로 자리잡았다. 봄에는 꽃이 만발하고 참나무 숲이 본연의 싱그러운 녹색을 드러낼 터이니,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지앤아트스페이스에 들러 다양한 체험을 해봐도 좋을듯.
문의 031-286-8500 www.zienart.com